배윤호(29·무궁화신탁)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1라운드 첫날 깜짝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8년 전 배윤호의 등장은 화려했다. 당시 2부 투어였던 KPGA 챌린지 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른 뒤 1부 투어로 무대를 옮긴 그는 2014년 자신의 정규 투어 첫 대회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10위에 올랐다. 같은 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위, 군산CC 오픈 8위 등 데뷔 시즌에 세 차례나 톱 10에 들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우승의 문턱까지도 갔다. 2년 차에 나선 바이네르 오픈에서 박재범(40)과 연장 승부 끝에 패해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 같던 배윤호의 커리어는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이었다.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17위)와 신한동해오픈(64위)이 이듬해 투어에서 상금을 획득한 유이한 대회였다.
최근 몇 년 간 부진으로 KPGA 투어 시드도 받지 못했다. 주로 스릭슨(2부) 투어에서 활동한 배윤호의 이름은 팬들의 뇌리에서 조금씩 잊혀갔다. 그러나 배윤호는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26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1라운드. 그는 4언더파 68타를 쳐 서요섭(26)과 이태희(36), 옥태훈(24)과 함께 2위로 출발했다.
“처음 경험하는 코스라 잘 친다는 생각보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배윤호는 까다로운 코스로 유명한 블랙스톤 이천GC에서도 차분히 경기를 풀어갔다. 10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그는 11번(파4)과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강한 바람에 맞서 고전한 그는 2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기도 했지만 5~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적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4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014년부터 KPGA 투어에서 뛰는 배윤호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2라운드를 앞둔 그는 “플레이 후반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들었다”며 “내일(27일)은 오후에 출발하니 이 점을 유의해 안전하게 플레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컷 통과 후에 좋은 성적을 내면 우승도 노려보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일찍 자신의 경기를 마친 배윤호는 서요섭, 이태희, 옥태훈과 함께 공동 1위를 오랫동안 지켰다. 하지만 1라운드 1위의 주인은 마지막 순간 바뀌었다. 오후 6시가 넘은 뒤 경기를 마친 정한밀(31)이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5언더파 67타로 1위로 올라섰다. 10번 홀부터 시작한 그는 12·13번 홀 연속 보기에 이어 18번 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기도 했으나 5번 홀(파5) 이글과 7개의 버디를 더해 뒤집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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