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지방선거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실성한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진 전 교수는 28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앞으로 비행기는 활주하지 않고 수직이착륙하는 시대가 열리는 새로운 항공 시대를 위해 김포공항 이전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어이가 없는 생각”이라며 "여객기를 수직 이착륙시킬 정도의 고출력 엔진을 만들면 진시황의 만리장성을 능가하는 업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헬기도 착륙할 때 연료 아낀다고 활주한다. 아예 공항 없애고 UFO 터미널을 짓는다고 해라"며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현실성 없다는 지적도 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제주도 관광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인천시 계양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성의한 두서없는 공약"이라며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공항을 이전하면 강남지역 주민은 청주, 워커힐 동쪽 주민은 원주공항으로 가면 된다고 한 것은 완전한 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일정까지 바꿔가며 제주로 날아가 "제주도민들께서 제주도 핵심산업인 관광산업에 대한 배려 없이 수도권에서 탁상공론 정치를 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해 강한 규탄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제주도가 호구냐' 이렇게 외쳐달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진짜 제정신이 아닌 보궐후보 하나 때문에 전국 항공 정책이 다 무너지게 되었다”며 “이재명 후보는 기축통화국 발언에 이어 몇 달 만에 수직이착륙 여객기로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도 엄두를 못내는 프로젝트, 본인이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토니 스타크라고 착각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재명 후보의 출마가 계양을 호구로 보는 것이라면, 공약은 제주를 호구로 보는 것”이라며 “김포공항 이전하면 제주도의 관광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방탄 당선’을 위해 제주도민의 생계를 타격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 측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해 '거짓 선동'으로 규정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선무당이 사람 잡고, 빈 수레가 요란하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다"며 "이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교통정책의 ABC도 모르는 낯 뜨거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김포공항 이전으로 인한 수도권 서부대개발은 SOC투자로 교통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면 이뤄낼 수 있다"며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GTX-D Y노선을 추진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빠르게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여당대표의 언행 앞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한숨만 늘어간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이준석식 비방이 구역질이 난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여야간 치열한 공방과 별도로 제주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부상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제주도당과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 선대위는 "국민의힘의 갈등 조장 프레임이 도를 넘었다"며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자주권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이준석 대표가 SNS에 짧게 올리는 갈라치기 조장 글에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물론 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제주의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하며 제주 민심에 미칠 악영향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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