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탐험가인 제임스 쿡 선장은 1774년 뉴질랜드 북동쪽에 있는 한 섬을 발견했다. 그는 세 번이나 상륙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원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화가 난 쿡 선장은 이 섬을 ‘야만 섬(Savage island)’이라고 명명했다. 이 섬은 1900년대 들어서야 지금의 ‘니우에(Niue)’로 불리기 시작했다. 니우에 추장은 1889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편지를 보내 보호를 요청했다. 영국은 니우에를 식민지로 받아들였지만 통치할 여력이 없어 영연방인 뉴질랜드에 넘겼다. 니우에는 1974년 투표를 거친 뒤 자치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외교와 국방을 뉴질랜드에 위임했다가 1988년부터는 대외 관계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
니우에에 실제 거주하는 인구는 2021년 기준 1600여 명에 불과하다. 한때 2만 5000명에 달했던 인구가 계속 줄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뉴질랜드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지금 뉴질랜드에는 2만여 명의 니우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니우에는 2020년 국제어두운하늘협회(IDA)로부터 세계 최초로 ‘어두운 하늘 국가’로 지정됐다. 이곳은 은하수가 별빛을 분수처럼 쏟아내 불을 켜지 않아도 밤길을 다닐 수 있을 만큼 밝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니우에 정부는 ‘어두운 하늘 국가’로 지정된 뒤에는 실내를 어둡게 하고 전망대를 설치해 관광객들의 별빛 투어를 돕고 있다.
중국이 니우에 등 남태평양 11개국과 안보·무역·기술 포괄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를 위해 솔로몬제도 등 8개국을 공식 방문하고 니우에 등과는 화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과 니우에는 이미 2007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Quad·쿼드)를 앞세운 미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시도다. 지금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려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의 공급망 공조 체계를 확고히 하면서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