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갑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재건축과 교통 문제입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을 통과시켜 제대로 된 정비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29일 경기도 분당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분당·판교 현안을 누구보다 잘 꿰고 있다며 집권 여당의 강력한 힘으로 주민 뜻에 맞는 도시 정비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1991년 첫 입주가 시작돼 노후화한 주거 여건에 대한 불만 민심을 파고든 것이다.
안 후보는 평촌(204%), 산본(205%) 등 다른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200%가 넘지만 분당은 184%에 그친다며 용적률 최대 500% 상향,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을 골자로 한 특별법의 통과를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관련 특별법이 다수 올라왔지만 분당·판교에 밀착한 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세대수 증가에 대비한 교통·학교·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 확충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광역교통망 확대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지하철 3·8호선 연장, 신분당선 ‘신사~용산’ 구간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번 선거에서 1기 신도시 정비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과밀화로 인한 생활의 질 후퇴에 대한 불안도 제기된다. 안 후보는 “실제 재개발이 시작되면 집값이 상승하겠지만, 그럼에도 서민의 주거 안정은 꼭 가야 할 길”이라며 “정부가 공급 확대 기조 등을 밝히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정보기술(IT) 벤처가 집적한 이점을 살려 분당·판교를 대한민국 경제·과학의 심장으로 키우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2011년 이곳에 안랩 사옥을 세웠고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성지’로 도약할 때”라며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특별구로 만들고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특목고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특목고 모델로 프랑스의 혁신 IT 교육기관인 ‘에꼴42’를 제시했지만 안 후보는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유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 3주간의 윤석열 정부 국정에 대해 국민 소통, 외교 관계 재정립, 국민 통합 행보에 후한 점수를 줬다. 다만 “삼성 메모리반도체의 격차가 불과 몇 년 남지 않았다”며 “미래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숙제는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보궐선거에 뛰어든 배경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역할 완수에서 찾았다. 그는 “새 정부 탄생의 한 축이자 정책 설계자로 책임이 있다”며 “여소야대 여건 속에 정책 개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꼭 필요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수치로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있다. 그는 “방심하면 지는 게 선거”라며 “새 정부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공약을 지킬 힘이 있는 경쟁력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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