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10일 개방된 청와대 앞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이미 차 없는 거리를 운영 중인 인사동처럼 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를 정례화한다고 30일 밝혔다. 청와대 앞 분수대부터 춘추관 앞의 약 500m 구간이 대상이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공휴일 오전 6시~오후 6시다. 지역 주민의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중에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일반 도로로 운영하고 방문객이 증가하는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차량을 통제해 안전한 보행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청와대 앞의 차 없는 거리에서 인근 청계광장과 올해 7월 공사가 마무리될 광화문광장을 연계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과 소규모 거리 공연, 프리마켓과 같은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동 인구를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인근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보행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영빈관·신무문·춘추관 앞 3곳에 횡단보도도 신설한다. 횡단보도 설치가 완료되면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지 않는 평일에도 보행자의 안전한 횡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방을 계기로 보행자가 증가한 청와대 주변은 차로 수를 줄이는 대신 보도 폭을 넓힌다. 우선 효자로 경복궁역부터 효자동 삼거리까지 구간은 차로 수를 현재 4개에서 2~3개로 줄이고 보도 폭을 4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주말 관광 방문 수요가 많은 삼청로와 자하문로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보도 확장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청와대 주변 보행로 23곳에 계측기를 설치해 보행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개방 첫날인 10일부터 23일까지 청와대 영빈관으로 이어지는 무궁화동산 앞 하루 평균 보행량은 개방 전인 5월 1~4일과 8~9일의 1677명에서 4.8배인 8058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청와대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인 효자로·삼청로·자하문로의 하루 평균 보행량도 최대 3.4배로 증가했다.
보행량 계측기는 적외선 측정기를 이용해 특정 지역을 오가는 보행자 수를 집계한다. 서울시는 도로별 보행 통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 전역 주요 보행로 250개 지점에 계측기를 설치해 보행량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량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청와대 일대에 보행 안전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도로 운영 방법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청와대 일대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행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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