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40분간 회동하고 인플레이션 대응 문제를 논의했다.
미 대통령과 연준 의장의 만남은 이례적인데, 연준의 독립성 보장 차원에서 두 사람이 나눈 구체적인 얘기는 전달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만남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파월 의장과 회동 전에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인 경기 회복을 모든 미국 가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정적 경제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오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내 계획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기본 입장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경제 고문은 이날 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미국과 세계 경제 전망에 초점을 맞춘 매우 건설적인 회의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면담에서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활동 공간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연준의 독립성 논란을 의식해 이날 회담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더 이상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만남은 6개월 만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2일 파월 의장의 연임을 발표하던 때 이후 처음이다.
이날 만남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긴축이 본격화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또한 행정부 자체적인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달 초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당분간 이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회동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 △연준 중시 인플레이션 억제 △공급망 복구 등을 통한 생계 부담 완화 △ 세제 개혁을 통한 적자 축소로 물가 부담 완화 등의 대응 기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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