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8학군’ 한 고등학교에서 일부 재학생들이 전학생 성적 처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중간고사 이후 전학생을 받지 말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확산한 것과 관련, 해당 학교 교장이 학생들에게 띄운 글을 통해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질책했다.
31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A고등학교에 지난 18일 오전 ‘중간고사 이후 편입으로 인한 불공정한 성적처리 반대 서명운동’이란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상대적으로 시험 난이도가 낮은 학교에서 온 2학년 전학생의 원점수를 해당 학교 기준 등급으로 환산한 것에 대해 문제를 삼는 내용이 담겼다.
보도 내용을 보면 작성자는 대자보를 통해 "현재 우리 학교는 편입생이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받은 중간고사 점수를 중동고에서 응시한 점수처럼 100% 반영해 등급을 내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응시한 후 받은 성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처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지는 학생이 생기게 됐다"며 "같은 시험을 응시하지도 않은 학생에게 밀려 많은 학생이 목표 대학과 꿈에서 멀어졌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미 많은 학생이 편입 처리로 인해 피해를 받았지만 이제라도 이 처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고쳐나가고자 한다"면서 "1·2·3학년 학생들 모두 다시는 재학생이 편입 처리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썼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교장은 '교장이 학생들에게 주는 글'을 냈다.
교장은 글에서 "이런 일이 우리 중동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놀랍고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지금 한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라 무책임한 선동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교장은 "학교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이 규정은 시교육청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면서 "만약 누군가의 이익과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규정을 고치면서 운영한다면 학교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교장은 "편입생이 받은 점수가 공평하지 못하다고 바로잡아달라고 하면 방법은 딱 하나, 그 학생의 점수를 낮추는 것인데 가능한 일인가"라면서 "만약 편입생이 이전 학교에서 어렵게 출제한 과목의 점수를 올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올려줘야 하나"라고 물었다.
여기에 덧붙여 교장은 "규정에 따라서 처리했는데도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수정을 한다면 선생님은 불법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A고교는 대자보 작성에 관여한 10여명 중 일부 학생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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