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경찰이 근무하지 않는 날 은행에 들렀다가 우연히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검거한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부산 경찰에 따르면 최근 한 여성은 현금 1800만 원이 든 종이봉투를 들고 은행을 찾았다. 여성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의식하더니 이내 현금 인출기 앞에 섰다. 이후 그는 조심스럽게 가지고 있던 현금을 입금하기 시작했다.
지역 경찰관인 박만제 경위는 휴일에 사복차림으로 우연히 해당 은행에 방문했다. 박 경위는 은행에 마련된 현금인출기 3대 중 2대가 점검 중인 것을 보고 여성의 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이 여성은 현금인출기 앞에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수상함을 느낀 박 경위가 여성 뒤로 가까이 다가가 종이봉투 속 돈다발을 확인했다.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임을 눈치챈 박 경위는 곧장 은행 밖으로 나가 112에 신고를 넣었다. 그 후 다시 은행으로 들어가 여성에게 경찰 공무원 신분증을 꺼내 보여주며 송금을 멈추게 했다. 박 경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여성이 가지고 있던 피해금 1600만 원을 회수했다. 또 여성이 입금한 해당 계좌는 지급 정지 시켰다.
박 경위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상하다 싶어 먼저 112에 신고를 한 뒤 여성에게 돈을 넣지 말라며 신분증을 보여줬다”라면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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