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채택한다. 나토 본연의 기능인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서 더 나아가 반(反)중 연대로서 나토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일본과 나토의 연대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새 전략 개념을 채택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사이버 상의 악의적 행동, 중국의 빠른 군사화와 러시아와의 제한없는 우정,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토대인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행동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을 상대로 나토의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나토의 전략개념이란 나토의 안보 환경 평가와 전략, 그에 대한 대응을 담은 문서를 말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새로운 전략개념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세력과의 격화된 전략 경쟁의 시대를 준비하고 방어와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과 유럽연합(EU)의 연대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유럽과 아시아에 포진한 미국의 동맹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힘을 모으자는 개념이다. 블링컨 장관은 “EU와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같은 생각을 공유한 세계 모든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나토는 지난해 6월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의 위협을 지목하며 아시아 국가들과의 안보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나토의 기능 및 연대 확장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도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한미일,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안보협의체), 나토 간 안보 협력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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