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아래서 침체된 대중문화계에 CJ가 새로운 빛이 되고 있다. 엔데믹과 함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Tune up)’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튠업은 인디 뮤지션들이 소신 있는 음악을 경제적 걱정 없이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뮤지션들이 중형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자적 공연 ‘튠업 스테이지’를 개최하고, 글로벌 공연에도 나서는 등 혜택을 확대했다.
치열한 경쟁 속 이번에 선정 중인 튠업 23기는 6팀으로, 김제형·오프더메뉴·최유리·곽태풍·아이디얼스·윤지영이 그 주인공이다. 공연장 폐쇄·공연 축소 등 어려움이 커진 인디 음악계의 실상을 반영하듯 앞서 총 727팀이 공모에 참여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정원영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교수는 지난달 31일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코로나로 인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솔로 싱어송라이터가 강세를 보였다”며 “실력과 대중성·아이디어와 신선함까지 겸비해 음악 시장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총평했다. 이들은 다음 달 1~3일 ‘튠업 아티스트 선정 기념 공연’을 통해 활동을 시작한다.
올해 선정된 아티스트들의 실력은 지난달 11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진행된 실연심사에서 증명됐다. 포크·블루스·R&B·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신선한 음악들을 들려줬다. 아직 무대 경험이 많지 않기에 무대 진행과 멘트 등에서 풋풋한 모습과 긴장된 모습을 함께 느낄 수 있었지만, 음악만은 프로페셔널했다. 밴드 오프더메뉴의 ‘러버스 인 서울’ 무대에서는 트렌디함과 레트로함을, 아이디얼스의 ‘뉴 레볼루션’ 무대에서는 따뜻함과 청량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선우정아 등의 심사위원들도 열정적으로 심사를 진행했고, 무대가 끝나면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선정된 뮤지션들에게는 지원금 1500만 원과 CJ아지트 광흥창·유튜브 아지트 라이브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공연, 글로벌 투어 및 중대형 공연 참여와 맞춤형 혜택이 제공된다. 아티스트들도 기대를 표했다. 최유리는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실력있는 뮤지션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영은 “스스로 사이버 가수라고 할 정도로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다”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고, 혜택이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튠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그동안 홍이삭·이진아·라쿠나 등이 대중에게 튠업을 통해 알려졌고, 어엿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CJ문화재단과 에버랜드가 협업한 ‘스프링 업! 가든 콘서트’에 4월 30일 참여한 홍이삭은 “튠업은 지금까지 해 온 활동이 틀리지 않았다고 인정받고 응원받는 프로그램”이라며 “뮤지션들에게 뜀틀넘기의 구름판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지원은 일시적 혜택에 그치지 않는다. 음악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후원자 역할도 한다. 이재현 CJ문화재단 이사장의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다문화 학교·교정시설 대상 ‘튠업 음악교실 강사’로 참여하며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기회가 제공된다.
CJ문화재단은 단편영화 공모 ‘스토리업’과 뮤지컬 공모 ‘스테이지업’, 음악 전공 유학생 지원사업과 유재하음악경연대회도 진행해 소외된 젊은 대중문화 영역 창작자들을 돕는데 힘쓰고 있다. 민지성 CJ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신념 하에 비주류 장르의 지원을 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컬처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건강한 문화생태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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