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굿즈’로 불리는 MD(기획상품)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각 기획사들도 커지는 매출과 시장 규모에 사업 전략을 재편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분기 MD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상승했다. MD를 비롯한 IP비즈니스를 담당할 자회사 JYP360을 작년 8월 설립했다. JYP엔터 측은 1분기 투자설명회를 통해 6월 내로 자사몰을 구축하고, MD커머스를 확장해 IP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사몰로 예측되는 ‘집샵’(JYP SHOP)의 상표권을 지난달 등록해 놓은 상태다.
하이브의 MD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은 1분기 68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 40%, 2021년 30%, 1분기 22%로 지속적 감소 중인 음반·음원 매출액 비중을 넘는 것이다. MD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 하이브는 MD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IPX 본부를 두고 상품 및 오프라인 공간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한 판매 경로 다양화와, 디지털 수비니어 출시 등 MD상품 다각화도 하는 중이다. 11~13일은 하이브의 박물관 ‘하이브 인사이트’의 뮤지업샵 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YG는 MD를 담당하는 상장 자회사 YG PLUS를 가지고 있다. 1분기 감사보고서를 통해 ‘YG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MD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고, K팝의 글로벌 진출에 따라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SM도 매출의 20% 가량을 MD가 차지하고 있어,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MD 시장의 흥행은 오프라인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일 아침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스트레이 키즈의 MD 팝업스토어 ‘더 빅토리’ 앞에는 입장 대기번호를 받기 위한 팬들이 오픈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몇몇 팬은 지방에서 올라와 새벽부터 ‘오픈런’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운영 초기에는 MD를 사기 위한 팬들 뿐 아니라 대리구매 업자·리셀러들까지 몰려 혼란스러운 분위기도 연출됐다. 물량 제한도 없어 사재기를 통해 이익을 노리는 사람도 있었고, 중국 등 해외 업자들도 찾아왔다. 한정판 MD를 사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팬들이 물건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온·오프라인에서의 격앙된 반응에 JYP엔터는 입장 대기번호 발급 및 구매수량·인원 제한 규정을 신설해 혼란을 막았다.
아이돌 팬들에게 MD는 앨범만큼이나 큰 의미를 갖는다. 콘서트·앨범·팬미팅 등의 시기에 맞춰 나오는 MD들은 보통 수량이 한정돼 있다. 한 팬은 “MD를 보면서 내 가수와 무대들을 떠올린다”며 “학생 때도 활동기마다 20만 원 씩은 써서 앨범에 대한 지출을 넘기게 된다"고 말했다.
JYP엔터 관계자는 “작년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여는 것”이라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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