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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장기전세주택’ 재원 분담구조 손본다

'적정 재원분담 연구용역' 발주

비중 13%인데 손실 절반 차지

6년간 손실액만 1조 2143억

2026년까지 1.2만호 공급 계획

제도 지속 위해 개선방안 필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전체 임대주택 사업 손실의 절반을 차지하는 ‘장기전세주택’의 재원 분담 구조 손질에 나섰다. 매년 장기전세주택 사업에서만 2000억 원가량의 손실액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중장기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현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일 SH공사에 따르면 SH도시연구원은 최근 ‘장기전세주택 적정 재원 분담 구조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목적은 장기전세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현재 재원 분담 구조를 분석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과 규모를 산출하는 것이다. 현재 장기전세는 정부 지원 없이 연 2.5%의 주택도시기금 지원만 받고 있다.





SH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SH공사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총 23만 3540가구 가운데 장기전세주택은 3만 969가구로 비중은 13.3%다. 그러나 매년 임대주택 사업 전체 손실액 가운데 절반이 장기전세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SH공사의 임대사업 총 손실액 2조 2407억 원 가운데 장기전세주택 관련 손실이 1조 2143억 원으로 절반이 넘는 54.2%에 달한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민들의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해 도입됐다.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낮은 전세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박원순 전 시장 임기 때 공급이 줄었다가 지난해 오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고 6·1 지방선거에서 4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확대 기조로 돌아섰다. SH공사는 2026년까지 장기전세주택 약 1만 2000가구를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15년간 공급된 3만 3332가구의 약 36% 수준으로 현 재원 분담 구조가 지속될 경우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



SH공사는 향후 1만 2000가구 공급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설비와 운영비 등 필요 경비를 도출해 국비 지원 확대 등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장기전세는 실수요자에게 가장 유리한 제도”라며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공급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일정 부분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실제로 적용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의 공급과 수요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임대보증금을 소득별로 다르게 책정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서울의 전세 시세가 급등하면서 장기전세의 전세 보증금도 잇따라 높아져 SH공사에서 정한 입주자들의 소득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용면적에 따라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150% 이하 가구로 대상이 한정되는데, 이들 가구가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의 10억 원 이상 보증금을 마련할 길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제도가 개선되면 소득이 낮을수록 적은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보증금이 책정된다. 현재 장기전세주택에서 발생하는 손실 절반 이상은 감가상각비에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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