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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伊 전기료 올 들어 80% 폭등…물가 부추기는 'E 공포'

■에너지 공급 위기에 세계 몸살

美·유럽 등 코로나 이후 가격 급등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귀해져

우크라전發 공급 불균형까지 악재

"전기료 인상, 민간 소비 위축시켜"





세계 각국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기요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완화로 에너지 수요가 급등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연료 공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에너지 수급난’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치솟는 전기료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켜 각국의 민생을 위협하는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물가 ‘고공 행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 전기료 오름세가 가파르다. 각 나라의 2019년 1월 전기료를 기준(100포인트)으로 삼아 올해 3월까지 전기료가 얼마나 인상됐나 비교해보니 이탈리아가 177로 77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유럽연합(EU) 140, 영국 125, 미국 114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이탈리아의 전력 도매가격은 올 초 대비 3.6배 뛰었고 이에 따라 정부는 전기요금을 80% 이상 인상했다. 영국에서는 전기와 가스를 포함한 요금이 가구 형태에 따라 최대 1971파운드(약 310만 원) 올랐다. 미국 전력 당국은 올해 가정용 전기의 평균 단가가 14.31센트로 1년 전보다 4% 이상 인상돼 현지 각 가정의 전기료 부담이 약 60달러(약 7만 5000원)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이 전기료를 끌어올리는 원인이다.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인 원유와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귀해졌다는 의미다. 발전용 유연탄의 가격 지표인 호주산 유연탄과 유럽 천연가스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산 가스 가격은 각각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배럴당 120달러 안팎을 기록 중인 국제유가는 연말 배럴당 최대 17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만 연료 수급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협의체인 OPEC+가 최근 증산량을 기존보다 50% 이상 늘리기로 했음에도 유가는 떨어지기는커녕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산유국들이 애초 증산 목표보다 원유를 수백만 톤씩 적게 생산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팬데믹으로 수입 감소를 경험한 산유국들이 세계적인 증산 요구에도 쉽게 공급량을 늘리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주요 발전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미국이 수출한 LNG 가운데 4분의 3 정도가 유럽으로 향했다. 지난해 미국 LNG 수출 중 유럽 비중이 3분의 1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급량이 유럽으로 완전히 쏠린 셈이다. 문제는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난 만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가스 공급량은 감소했다는 점이다. EIA에 따르면 올해 1~4월 LNG 수출 가운데 아시아 비중이 25%로 전년보다 절반 정도 크게 줄었다.

이에 아시아에서는 일찌감치 가스 비축 경쟁이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수입국들은 여름 동안 겨울 성수기에 대비해 LNG를 쌓아두는데 올해는 이미 비축 작업이 시작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료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민간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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