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이 8일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됐다. 경찰청 차장을 포함한 치안정감 7인 중 한 명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임명되는데 업무 연속성을 고려하면 윤 신임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날 경찰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하고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을 경찰대학장, 김광호 울산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부산경찰청장, 이영상 경북경찰청장은 인천경찰청장, 박지영 전남경찰청장은 경기남부경찰청장에 각각 내정했다. 이날 인사가 발표된 6명 중 윤 차장 등 5명은 지난달 24일, 이 청장은 이달 2일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임기가 다음 달 23일까지인 가운데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고려하면 조만간 경찰청장 지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신임 서울청장 등도 차기 경찰청장 하마평에 거론됐지만 업무 연속성을 고려하면 시·도 경찰청장이 아닌 윤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직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윤 차장이 차기 청장이 될 경우 승진 속도 면에서 전례 없는 일로 기록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치안감을 달고 반년도 되지 않아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치안총감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치안정감 승진 인사가 한 차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인사를 분석해보면 기수 파괴를 통해 지휘부를 대폭 교체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힌다. 신임 치안정감 중 경찰대 출신은 윤 차장과 우 청장이다. 두 사람 모두 경찰대 7기다. 현재 경찰 주요 지휘부가 4·5기인 점을 고려하면 기수가 2~3기나 내려가면서 연쇄적인 경찰 간부 라인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찰대뿐만 아니라 간부 후보부터 일반 순경 출신 등 경찰대 쏠림을 완화한 점도 두드러진다. 기존에는 치안정감 7명 중 5명이 경찰대 출신이었지만 이번 인사로 경찰대 출신은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포함해 3명으로 줄었다. 김 청장은 행정고시 35회 출신이고 박 청장과 이 청장은 간부 후보, 송 학장은 순경 출신이다. 출신 지역도 다양하다. 윤 차장은 충북 청주, 김 청장은 울산, 우 청장은 경북 김천, 박 청장은 전남 해남, 이 청장은 경북 예천, 송 학장은 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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