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오판한데 대해 최근 사과했던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지만 침체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NYT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딜북 정책포럼에서 “현재 침체로 진행될 만한 요소는 없다”고 경기 침체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일련의 심각한 위협을 마주하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은 근시일 내에 떨어지기 어렵다”면서도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는 여전히 튼튼하다. 노도시장과 가계 재정이 탄탄한 만큼 개인 소비는 (위축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옐런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그가 지난해 인플레이션의 확산을 과소평가했던 데 대해 사과한 이후 나왔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1분기 전년대비 1~2%대이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분기 들어 4~5%대로 올랐지만 의회 등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옐런의 전망과 달리 인플레이션은 상승폭을 키우면서 올 3월(8.5%)에는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옐런 장관은 최근 “인플레이션의 진행 경로에 대해 오판했다”며 여러 차례 사과했다.
NYT는 이날 “옐런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미국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점점 높아지는 에너지 가격, 중국의 봉쇄 정책 등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도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점에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보였던 급격한 회복세와 비교할 때 둔화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심각한 위축을 일으키지 않고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길을 확인했고, 안정적이고도 강력한 성장세로 전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기업들의 탐욕이 인플레이션을 불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며 일축했다. 오판은 했고 정치적 부담이 있을 지언정 인플레이션을 기업 탓으로 떠넘기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옐런 장관은 이와 함께 “미국으로 오는 이민의 문을 더 연다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가격 상승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