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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냐' 대자보 붙인 '개딸' 사과에 홍영표 "받아들인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 붙은 대형 대자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이재명만 살아남고 당은 죽었다'는 평가 속에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홍영표 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 홍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해당 대자보를 붙인 이재명 의원 지지자의 사과를 홍 의원이 받아들였다.

홍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역사무실 입구에 모욕적인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던 분께서 어제 꽃다발을 들고 사과하러 오셨다"면서 "사과를 받아들이며 다시는 그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이재명 의원 또한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비호감 지지 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면서 "매우 공감한다"고도 적었다.

홍 의원은 또한 "오래전부터 특정 정치인의 지지자를 자처한 분들이 제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폭언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욕설과 저주의 내용이 담긴 수백 통의 문자와 검은 잉크 바탕에 저주의 말이 쓰인 팩스가 국회와 지역사무실로 끊임없이 날아들었고, 저를 비난하는 내용의 화환 시위, 욕설을 의미하는 후원금 18원으로 의원실 회계 업무를 마비시켰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다고 알려지면 당원의 단합에 해가 될까 싶어 참고 또 참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그 와중에도 희망을 봤다. 지역사무실에 항의하러 오셨다가 대화를 나누고 의기투합해 지방선거 운동을 함께 해 주신 분도 계셨다"면서 "어제 사과하러 오신 분은 '조금은 겁도 났었다'고 하셨다는데, 저에게 하신 일도 마음먹고 저질러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을 뉘우치는 것 역시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안다.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홍 의원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고 극단적인 주장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자의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한 뒤 "이번 기회에 당의 모든 구성원이 민주주의자 다운 토론과 공론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을 바꾸는 긍정의 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면서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상대의 실패를 유도하고 반사이익을 기다리는 네거티브 정치가 아니라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포지티브 정치여야 한다"며 "기존 정치와 다른 이재명정치의 신선함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국민은 지지자들을 통해 정치인을 본다.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더욱 더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면서 "깨어 있는 동료 여러분과 함께 억압의 힘이 아니라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출입문 앞에는 홍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대형 대자보가 붙었다.

3m 가량 길이의 대자보 내용을 보면 '치매가 아닌지 걱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중앙치매센터 상담 전화번호가 적혔다. 뿐만 아니라 홍 의원의 인지도를 언급하면서 '시기, 질투에 눈 돌만 하다'고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홍 의원은 같은 날 전파를 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가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출마"라면서 "'우리 당의 모든 사람들이 원했기 때문에 출마를 했다' 이러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선거가 코앞에 있기 때문에 그동안 문제제기를 못했지만 평가를 하게 되면 책임을 지는 것 아니냐"고 공개적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서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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