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에 항거한 6·10 민주항쟁이 35주년을 맞은 10일 민주화에 공헌한 열사의 유족들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거행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단은 이날 오전 '6월 항쟁 35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없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허구"라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어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는 상처받지 않고 역사에 올바로 기록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민주열사들은 여전히 '민주화운동 관련자'라는 표현에 머물러 있고 유족들이 원하는 '국가유공자'라는 정상적인 호칭으로 불리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6월이 가기 전 민주유공자법을 위해 국회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삭발식에는 장현구 열사 부친인 장남수 유가협 회장을 포함해 권희정 열사 모친, 김윤기 열사 모친, 강상철 열사 부친, 김학수 열사 부친, 박종철 열사 형 박종부 씨, 박종만 열사 부인 등 유가족 7명이 참여했다. 장남수 회장은 "여태까지 열사들과 그 가족은 불순분자로 낙인 찍혀왔다"며 "정부로부터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아 다시는 불순분자 취급받지 않고 싶다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내비치며 "국회가 책임지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우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강민정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여했다.
이 밖에도 6·10 민주항쟁을 기리는 기념식은 수원, 대전, 부산, 세종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앞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6월 한 달을 '6·10 민주항쟁 기념 기간'으로 정하고 97개 행사를 전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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