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새롭게 서울 자치구를 이끌게 된 구청장 당선인들이 인지도·전문성을 갖춘 유력 인사들을 구청장직 인수위원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달 임기 시작 전까지 공약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는 인수위 활동에서 핵심 공약 추진을 위한 영입으로 평가된다.
11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구청장직 인수위원회 활동이 최근 시작됐다. 10일 용산구 종합행정타운에서 현판식을 열고 출범한 용산구청장직 인수위 위원장은 신평 변호사가 맡았다. 신 변호사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 담았다가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은 인사다. 인수위 측은 신 변호사가 박희영 용산구청장 당선인 핵심 공약인 ‘글로벌 경쟁력, 신경제 중심축 용산’의 실행을 위한 총괄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법률가이자 용산구 주민으로서 구의 현안에 대해 잘 알고 계시고, 구청장 선거 준비 과정에서 저의 후원회장으로 공약·정책 수립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당선인은 서울시에서 도시재생본부장·행정2부시장 등의 주요 직위를 거친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를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 당선인은 홍제천·불광천 및 낙후된 인왕시장 일대와 주거지역 정비사업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공약 실행에 도시계획 정책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진 위원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위 의혹을 폭로했던 김태우 강서구청장 당선인의 구청장직 인수위원장은 김경진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 김 당선인은 화곡동 등 구도심 재개발과 서부광역철도 및 강북횡단선 등 교통망 확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선인 측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중앙 정부 및 정치권에 폭넓은 관계를 가진 김 위원장이 주요 공약 추진에 힘을 싣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호사인 이수희 강동구청장 당선인은 구청장직 인수위원장에 최항도 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을 선임했다. 최 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전 재임 기간인 2006~2011년 서울시에서 경쟁력강화본부장·경제진흥본부장 등의 핵심 요직을 거치면서 측근 인사로 꼽혔다. 오 시장과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 추진에서 서울시와 협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청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향후 정책 추진의 방향을 나타내는 인선으로 평가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구청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핵심 공약·정책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거나 당선인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하는 인사가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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