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 부의장이 ‘소이부답(笑而不答)'이란 사자성어를 남겼다. 이에 이 대표는 “소이부답을 글로 하냐”고 받아쳤다.
정 부의장은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이부답(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 글귀가 적힌 액자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의 전날 귀국 기자회견 발언에 대한 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 부의장을 향해 “추태에 가깝다”, “분란을 일으키자는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를 저격해가면서 자기 입지 세우려는 사람이 당을 대표하는 어른일 수 있겠나” 등 비판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정 부의장은 직접적으로 응수하지 않은 채 화물연대 파업 등 현안 관련 글만 연달아 게시했다. 이를 두고 '휴전'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으나 하루 만에 다시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이부답은 행동으로 하는 것이지, 소이부답 하겠다고 올리는 게 소이부답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 의원이) 오늘 소이부답 하겠다고 하니까, 하시면 되는데 그걸 '나 조용히 하겠음'을 글로 올려놓고 조용히 하겠다는 것은 의아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부의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공개 비판한 이후 두 사람은 설전을 지속했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가) 선배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라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1년 내내 흔들어 놓고 싸가지를 논하냐”고 답하기도 했다.
내홍이 지속되자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양측에 자제 요청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도, 정 부의장도 그만하셨으면 좋겠다”며 “여기 계신 분들도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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