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야근과 과로로 사망한 검사의 유족이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숨진 전직 검사 A씨의 유족이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 소송을 지난 4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건은 이렇다.
지방에서 근무한 A씨는 2018년 9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A씨는 그해 2월부터 7월까지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 검사로 일하면서 718건의 사건을 담당했다. 한 달 평균 약 9만 쪽의 증거 기록을 검토해야 했고, 매월 30∼80건의 증인 신문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7월∼9월에는 수사 검사로 일하면서 453건을 배당받고 349건을 처리했다. 소년 전담검사로서 관련 단체 운영상황 파악 등 여타 업무까지 도맡아 했던 그는 7월에는 36시간, 8월에는 38시간을 초과해 일했다.
A씨의 유족은 2019년 2월 국가유공자 및 보훈 보상 대상자 신청을 했다.
현행 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사망했을 때 해당 직무가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으면 국가유공자로, 직접 관련이 없으면 보훈 보상 대상자로 분류된다.
보훈지청은 A씨가 보훈보상자는 맞지만 국가유공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족은 보훈지청 결정에 불복해 2020년 7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유공자법이 정하는 '직접 관련 있는 직무'란 재난관리·산불 진화·감염병 환자 치료 등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이 있는 일이어야 하는데, 검사의 업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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