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서울과 1기 신도시에서 불기 시작한 ‘통합 재건축’ 열풍이 인천에까지 번지고 있다.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규모가 커져 사업성이 좋아지고 주요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통합 재건축으로 눈을 돌리는 노후 단지들이 많아진 것이다.
1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현대 1·2·3차 아파트는 최근 통합 재건축을 논의하기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1단지는 1985년 준공됐고 2단지는 1987년, 3단지는 1989년에 지어져 모두 재건축 연한 30년을 훌쩍 넘겼다.
가장 규모가 큰 단지는 1단지로 가구 수만 2204가구다. 단일 단지만으로도 2000가구가 넘는 데다 2단지(1496가구), 3단지(1200가구)까지 합하면 5000가구에 육박한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매머드급’ 단지로 거듭나는 셈이다. 추진준비위는 가까운 시일 내 통합 재건축과 관련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한 뒤 예비안전진단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나설 계획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주변에서 재개발(힐스테이트 부평)이 진행 중이고 부평동아 등 재건축 추진 단지도 많아 현대 1·2·3단지가 통합 개발되면 이 일대에 신축이 다수 들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평구와 가까운 인천 남동구에서도 통합 재건축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총 7000가구에 육박하는 만수주공 1·2·3·4·5·6단지가 예비안전진단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1986~1987년 준공된 이들 6개 단지는 대지권이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개별 재건축보다는 통합 재건축이 더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신청한 예비안전진단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지방선거도 끝난 만큼 예비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하기 위해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재건축은 개별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좋아지고 대형 건설사의 시공 가능성도 커진다”며 “다만 단지들 간 이해관계가 달라 갈등이 생길 경우 사업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