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계속된 가뭄으로 전국의 댐과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처했다. 영월과 포항 등 바다에 둘러싸인 해안가 농촌이나 강수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마른 하늘에 기우제까지 올리는 상황이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는 최근 3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155.7㎜로 평년의 25.4%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춘천 소양강댐의 수위는 165m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6m보다 11m나 낮아졌다. 수위가 낮아진 댐 상류는 점차 바닥을 보이고 있고, 인근 춘천 툇골저수지는 저수율이 13.4%로 바짝 마른 바닥에 풀까지 자란 모습이다.
이밖에 다른 지역의 강수량과 저수율도 평년의 절반에 불과한 정도라 가뭄 해갈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경기도 강수량은 137.7㎜로 평년의 55.5% 수준이고, 충남은 165㎜로 지난해의 45.5%에 불과하다.
농·어민들이 물 부족으로 밥벌이를 포기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물 사용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싸이는 지난달 4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는 마실 수 있는 물을 쓴다. 식수를 사는 것”이라며 “물 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t 정도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워터밤 서울 2022’, 다음달 9일과 10일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신촌물총축제’ 등 물을 이용해 열리는 축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1회 공연에만 식수 300t이 넘게 쓰이는 것과 관련해 "기왕 물을 써야 한다면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에서 쓸 수 없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우 이엘은 12일 “워터밤 콘서트 물 300t,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축제 콘셉트도 좋지만 물의 유희성만 강조될 것이 아니라 물부족 문제의 심각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번 달부터 세차나 관상용 잔디 급수 등을 제한하며 물 낭비에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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