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의 동의 없이 임명할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상임위원장 구성 합의가 중요한 만큼 일단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다른 국무위원들은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고 한다. 세정 업무는 방치할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김창기 국세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여야의 대치로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는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기한이 마무리되자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패싱’이라며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경우에도 인사청문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후보자는 각각 이번 주 말에 인사청문요청안 기한인 20일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인선에 대해 “일단 상당 기간 기다려 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여부는 국회 원 구성 협상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 여당은 가급적 이달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여당은 본회의에 오르는 법안의 상정 권한을 쥐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돌려받기를 원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은 여야 균형을 위해 야당이 관례적으로 위원장을 맡았지만 이번 국회 들어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한 상황이다. 이에 맞게 국민의힘도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18개 상임위 중 하나인 법사위원장을 국회의장 선출과 연계하며 볼모로 삼고 국회 원 구성 역사를 과거로 돌리는 억지 행태에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원 구성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도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물가 급등 대책과 관련해 “공급 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취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물가가 오르면 실질임금이 하락하니 선제적 조치를 통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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