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폭행하고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된 청소년이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가출한 여중생 A양(16)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청소년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양 측은 가해 학생들이 의지할 곳 없는 A양의 상황과 가출 생활을 함께 하면서 쌓은 유대관계를 악용해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가해 학생들은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억압적 심리 조작)'으로 A양의 심리를 지배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성매매 약속을 잡고, A양에게 상대의 나이와 약속 장소를 알려주며 나가도록 시켰다. 하루 최소 50만 원의 할당량을 채울 것을 요구했고, 성매매 은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유형의 성매매를 강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SNS로 확인되는 2주간의 성매매만 25건, 금액은 900만 원 이상이다.
가해자들은 A양이 성매매를 해서 돈을 가져오면 ‘잘했다’, ‘예쁘다’고 칭찬하면서 ‘도착할 때까지 하나만 더 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정해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돈을 달라’, ‘화가 난다’면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A양은 일상 활동을 할 때에도 ‘돈 벌었으니 밥 먹어도 되느냐’, ‘빙수 먹어도 되냐’, ‘렌즈 사러 가도 되냐’ 등 이들에게 일일이 허락을 구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성매매 요구에 A양은 연락을 끊었다.
이에 가해자들은 ‘죽여버리기 전에 메시지를 확인해라’, ‘얼굴을 다 갈아엎겠다’는 등 협박을 일삼으며 A양 어머니에게 성매매를 했다는 걸 알리겠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이후 가해자들은 사흘 만에 A양을 찾아내 집단 폭행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가해자들의 혐의점을 바탕으로 성매매 강요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피해자 진술까지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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