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보유 채널의 가구별 타깃 광고를 통해 수익 확대에 나선다. 이를 통해 CJ ENM이 대형 광고주 뿐 아니라 소액 광고주까지 흡수하고, 소액 광고주는 인기 채널에 광고를 송출하는 ‘윈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7·8월 두달 간 ‘어드레서블 TV 광고’ 상품을 판매한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란 IPTV 등 디지털 방송 플랫폼을 통해 동시간대 같은 채널에 가구별로 다른 광고를 노출시키는 광고 기법을 의미한다. 이런 상이한 광고 노출은 각 가정에 설치되어 있는 셋톱박스의 시청기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능하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불특정 시청자에게 노출되어 왔던 기존 광고와 달리, 특정 시청자의 관심사에 맞는 광고 송출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정 타깃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전 시청자 층을 대상으로 한 일반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따라서 소형·소액 광고주도 큰 부담 없이 CJ ENM의 인기 채널에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광고는 일부 패널과 표본을 대상으로 광고 효과를 측정했던 데 반해, 어드레서블 TV는 IPTV 셋톱박스의 데이터를 전수조사해 효과를 측정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한 광고 집행이 가능하다.
CJ ENM은 광고주의 성향이나 필요 조건에 따라 광고상품군을 세분화해 제공한다. 상품·콘텐츠·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섹터의 타깃을 미리 분류해 두었다. 가전·생활용품·식품 등 제품 분류로 광고 타깃을 선정할 수도 있고, 럭셔리쇼퍼·얼리어답터·Z세대·시니어세대 등 시청층 분류로 광고 대상을 선정할 수도 있다.
이번 시범 운영은 CJ ENM의 15개 채널 중 영화 채널군인 OCN·OCN 무비스·OCN 스릴스를 통해 진행된다. 광고는 대상 채널의 하루 전체, 후CM(프로그램 종료 후) 구간에 운영된다. 노출 대상 가구는 KT 600만·SK브로드밴드 600만·LG유플러스 350만 등 IPTV 3사의 1550만 가구로 어드레서블 TV 송출이 가능한 셋톱박스가 대상이다.
TV 광고는 CJ ENM의 든든한 캐시카우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CJ ENM의 골드만삭스 테크넷 컨퍼런스 아시아퍼시픽 2022 IR에 따르면, CJ ENM은 채널사용사업자(MPP) 시장점유율 29%로 1위다. 미디어부문 매출에서 TV광고 비중은 32.9%고, 1분기 광고매출은 1329억 원이다. TV광고 매출은 전년비 8.1% 상승했고, 올해 목표는 10% 성장이다. 3분기 어드레서블 TV 광고 시범운영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소규모 광고주까지 흡수해 오게 된다면, 보유한 15개 전 채널군으로 사업이 확장될 전망이다.
한편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IPTV 3사가 지난 7월부터 공동으로 MBC 등 일부 채널에서 이미 운영 중이다. IPTV 3사 등 업계는 지난달 학계와 함께 어드레서블 TV 광고의 효과성 조사 입증 연구에 들어갔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를 고도화시켜 나가는 중”이라며 “가구별 데이터 수집 등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는 오해로, 비식별 데이터로 분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존 PP(채널사업자)와 광고주 간 직접 이루어지던 광고 계약 사이에 IPTV라는 매개체가 끼어들며 수익 배분 및 광고편성권 등 갈등의 여지가 있었지만, IPTV 측은 어드레서블 광고를 통해 더 효율적인 광고 집행이 가능해지고, 디지털 광고 시장에 위협받는 중인 기존 시장의 규모도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어드레서블 TV 광고의 확대를 통해 IPTV-광고주-PP 모두 상생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면 모두에게 이익이라 PP들의 불만도 잦아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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