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들이 점점 격해지는 당내 계파 갈등에 제동을 걸었다. 연이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분열과 갈등으로 규정하면서 책임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고 당 혁신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간담회에는 권노갑·김원기·문희상·박병석·이용희·이용득·정동영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우 위원장이 간담회에 원로들을 중심으로 부르면서 상임고문단에 포함돼 있는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는 불참했다.
원로들의 ‘쓴소리’는 간담회 시작부터 쏟아졌다. 포문은 권노갑 고문이 열었다. 권 고문은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못 하고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근본적 원인은 계파 정치로 말미암은 분열과 갈등”이라며 “이러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려면 무엇보다 국민을 바로 알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사랑과 지지를 얻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 고문은 “차마 말씀드리기 어려운 참담한 결과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직전 국회의장이던 박 고문도 “세 번의 큰 선거를 연패했다”며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부터 출발해야 한다. 철저히 반성하고 집을 새로 짓는다는 재창당 수준의 각오 없이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용득 고문 또한 “우리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다고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대 후반기 국회의장이던 문 고문은 “(서로) 선장 되려고 싸우다가 배가 가라앉으면 다 죽는다”며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것을 경고했다. 또한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민주정당의 기본이다. 책임질 사람이 누군지는 다 알지 않느냐. 후보는 졌으니 책임져야 하고 당을 이끌었던 선대위원장은 상징적으로 책임을 안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을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에 조오섭 대변인은 “(문 고문의 발언은) 남 탓 하지 말라는 말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분열보다 단합을 더 소중히 생각하고 민주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재정립해 민주당다운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