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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아직 바닥 안 보인다”…S&P 12% 추가 하락 가능성

우량주 중심 다우 약세장 눈앞…S&P 3200까지 떨어질 수도

공포지수 VIX 아직 낮아…“최소 38은 돼야 바닥에 근접” 분석

“기술주 더 많은 고통 있을 것”…주택신규착공도 -14.4% 급랭

JP모건 "시장 침체확률 85%로 예측”…“자산가격 하락 이어질 듯”

경기침체 공포에 다우지수가 3만 선이 깨진 16일(현지 시간) 한 트레이더가 시세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급속하게 퍼진 16일(현지 시간), 시장에서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다시 한번 이슈가 됐다. 월가에서 기술적 분석으로 이름난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 창업자가 “VIX를 보면 아직 투자자들의 항복신호가 나오지 않았으며 VIX가 38은 돼야 그렇게 될 것”이라며 “VIX가 38이 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3500 또는 그 이하인 32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점쳤기 때문이다.

증시에서의 항복신호는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투매하는 시점으로 바닥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날 VIX가 32.95로 마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P500은 이날의 3%대 하락에도 추가로 최대 12% 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2008년과 2020년 경기침체 때는 VIX가 60~70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증시의 매도 압력이 정점에 달했다는 의미로 VIX 40 전후를 보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월가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경기침체 우려에 이날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3만 선이 무너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고점 대비 19% 떨어진 상태로 베어마켓(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뒀다. 전문가들은 이미 베어마켓에 진입한 나스닥(-34%)과 S&P500(-24%)에 이어 다우도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기술적으로 시장은 계속해서 약할 것”이라며 “약세장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며 주가가 편안히 반등할 수 있는 지점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에 취약한 기술주에 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달부터 연준의 양적긴축(QT)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과 유동성 감소에 따른 증시 하락요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 올랜도 브라보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기술주 분야에 더 많은 고통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역시 금리상승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신규주택 착공 실적이 전월 대비 14.4% 급감한 154만9000채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다. 앞으로의 주택시장 전망을 보여주는 신규 착공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7% 줄어든 169만5000채에 그쳤다. 포브스는 “신규 착공이 감소하면서 호황을 누렸던 주택시장이 자유낙하할 소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 대출금리는 연 5.78%까지 치솟았다. 한 주만에 0.55%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대출금리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다. 금리상승은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택구입을 고려하나는 젊은층은 수요와 공급이 재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부동산 시장 둔화를 예고한 상태다. 코메리카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애덤스는 “20%씩 급등하며 이번 세기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던 주택가격 상승세가 내년 말까지는 한 자릿수 초반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으며 금리를 되레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전반적인 자산가격 급락이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이날 JP모건체이스는 S&P500 지수를 보면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85%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현재 미국은 완만한(mild) 경기침체”라며 “경기둔화가 지속하면 7월에 0.5%포인트나 0.7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만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나스닥과 위험자산 전반에 영향을 주는 암호화폐의 가격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테라와 루나 사태에 이어 금리상승이 겹쳤다. 신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은 비트코인이 개당 1만 달러까지 가도 이상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이 장기 투자자에게는 기회라는 조언도 있다. 하이타워의 마이클 파는 “약세장은 장기 투자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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