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가 국내 1위의 대리 기사 중개 업체를 인수해 대리 운전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맵은 대리운전 중개 프로그램사 로지소프트의 지분 100%를 547억 원에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로지소프트는 약 10만 명의 대리 기사가 이용하는 중개 프로그램사로 국내 1위 업체로 손꼽힌다.
이번 인수로 티맵은 1%에 불과하던 기존 시장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로지소프트와의 시너지를 통해 콜 처리율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티맵 대리’로 콜이 들어와도 이를 처리할 대리 기사가 부족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로지소프트의 풀을 활용해 기사를 매칭해줄 수 있다. 반대로 로지소프트를 통한 콜 역시 티맵 대리 플랫폼이 처리할 수 있게 되는 등 양방향 시너지를 통해 시장점유율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티맵 관계자는 “전화 대리 업체들의 콜을 플랫폼 기사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콜 업체와 대리 기사 양측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 구도도 한층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개 프로그램사와 유선 콜 업체를 각각 하나씩 거느리고 있는 카모의 현재 추정 시장점유율은 25~30%로 그간 티맵에 크게 앞서왔다. 다만 체급을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당장 폭발적인 사업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대리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하면서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티맵과 같은 대기업 플랫폼사는 고객과 대리 기사들을 모으기 위한 현금성 프로모션을 사실상 할 수 없으며 유선 콜 업체 인수도 마찬가지로 자제해야 한다. 티맵이 중개 프로그램사 인수로 활로를 찾은 것 뒤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
우선 대리 기사들 사이에서는 티맵의 인수를 반기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대리 기사는 “양 사의 구체적 제휴 방식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로지소프트를 쓰는 대리 기사들에게는 우선 콜 처리율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대기업들의 진출 확대로 기사 처우가 좋아진 측면이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맵은 이번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밸류 체인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대리운전을 비롯해 2023년까지 중장거리 차량 탁송, 카케어(세차·정비) 대행, 전기차 충전, 발렛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공급망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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