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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수월하게 하려고…' 환자 머리카락 깎은 간병인 '벌금형'

재판부 "저항 없더라도 동의했다고 볼 수 없어"


간병을 수월하게 하려고 환자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깎은 간병인이 폭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춘천시 한 병원에서 B(77)씨를 간병하던 중 간병을 수월하게 하겠다는 이유로 이발기를 사용해 B씨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깎은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

A씨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는 "머리카락을 깎은 건 맞지만, B씨의 승낙에 의한 것이거나 승낙이 존재한다고 착오한 결과"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B씨의 딸이 B씨를 통해 이발 거부 의사를 확인한 뒤 A씨에게 전한 사실과 B씨 역시 사건 발생 직전에 이발 거부 의사를 밝힌 사실 등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의 진술대로 고령의 피해자가 이발 여부에 관한 질문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거나 이발 중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해서 묵시적인 동의나 승낙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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