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번 전쟁이 ‘한반도 상황과 유사’한 초장기 대치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전쟁이 수 년 간 이어지는 데 대비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몇 년 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며 “군사 지원뿐 아니라 에너지·식량 위기로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절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통해 2008년 조지아 전쟁, 2014년 크림 반도 점령 같은 침략 행위를 계속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패할 경우 러시아의 야욕이 다른 국가에도 뻗칠 수 있는 만큼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등 서방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15일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규모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며 일각에서 일고 있는 ‘휴전론’에 선을 그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1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1953년 휴전 협정 이후 종전에 이르지 못한 한반도 상황처럼 굳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WP는 “중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된 남북한 휴전선에선 때때로 충돌이 빚어지는데,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도 이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80~90%를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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