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권 연정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4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2기’ 정부의 국정 장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앙상블’, 과반보다 44석 적어
프랑스 내부무는 19일(현지 시간) 하원 결선 투표의 집계를 마무리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당을 비롯한 여권 ‘앙상블’이 전체 577석 중 245석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하원 의석의 과반인 최소 289석에 44석 모자란다.
프랑스 집권 여당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앙상블을 비롯한 중도 진영의 부진 속에 좌우 극단 진영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 연합 ‘뉘프’(NUPES)는 135석을 얻었다. 유럽의 간판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은 89석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 궤멸” 벼르는 극우·극좌 야권
범여권의 과반의석 달성 실패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 2기 국정 운영 주도권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도우파 공화당(LR) 등과의 제휴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고, 연금법 개정 등 쟁점 법안은 처리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5년 전엔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해서 577석 중 350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의회 다른 당과 손을 잡지 않고서는 법안을 통과시킬 방법이 없다.
야당은 ‘반 마크롱’ 노선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멜랑숑 대표는 이날 선거 결과 예측이 나온 뒤 지지자들에게 “마크롱의 여당은 궤멸했고 우리는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르펜 대표도 이날 “확고하게, 책임감 있는 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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