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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여소야대’ 마크롱 2기… 연금개혁·우크라 지원 '빨간불'

佛여권, 총선 결선서 245석 확보 과반 실패

기존 350석에서 100석 넘게 쪼그라 들어

감세·정년연장 등 친기업 정책 난항 예고

측근들도 대거 낙선…내각도 물갈이 전망

사진 설명




프랑스 총선 결선(2차)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연정 ‘앙상블’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프랑스가 20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마크롱 2기에서 힘을 실어온 친기업 정책과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 주도 등 대내외 정책이 추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좌파와 극우 정당이 약진한 의회에서 여당의 정책들이 사사건건 야당의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하원 결선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 포함 중도 진영인 앙상블이 전체 577석 가운데 245석을 얻었다. 다수당이 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원활한 국정 운영의 전제인 과반 의석(289석) 확보에는 44석이나 모자라다. 프랑스 집권 여당이 하원 과반을 내준 것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시절인 2002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총선에서 중도 진영은 힘을 쓰지 못한 반면 좌우 극단 진영은 예측대로 세를 불렸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 정당 연합 ‘뉘프(NUPES)’는 131석을 석권해 종전 58석보다 의석 수를 2배 이상 늘리며 제1야당이 됐다. 득표율을 놓고 보면 뉘프는 31.6%를 얻어 앙상블(38.6%)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도 종전 8석의 10배가 넘는 89석을 차지하며 61석을 따낸 중도 우파의 ‘간판’ 공화당(LR)을 제치고 대표 우파 정당으로 거듭났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프랑스의 정치 지형이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총선 전에는 350석을 가진 거대 여당이 국정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의석 수가 100석 넘게 쪼그라든 2기 정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공영 프랑스24방송은 “법안마다 야당의 눈치를 보고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4월 치러진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내걸었던 연금 개혁과 감세, 은퇴 연령 상향 조정(62세→65세) 등 친(親)기업 정책이 하원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제1야당인 뉘프는 이번 총선에서 은퇴 연령 60세 하향과 필수 식료품 가격 동결 등 여권과 정반대의 공약을 내걸었다. 여기에 르펜 대표는 이날 “확고하게, 책임감 있는 야당이 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마크롱 정부에 대한 견제의 날을 세우고 있다.

측근들이 총선에서 낙선한 것도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상황이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과 유력 정치인인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등 ‘마크롱의 사람들’이 선거에서 패배해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내각 역시 ‘물갈이’가 예상된다. 브리지트 부르기뇽 보건·사회연대장관과 아멜리 드몽샬랭 생태전환장관, 쥐스탱 베냉 해양장관 등이 총선 때 재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마크롱 정부가 의원직을 잃은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공언해온 만큼 이들의 사퇴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멜랑숑 대표는 총리직을 요구했다.

올해 상반기 EU 순회 의장국으로서 유럽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를 주도해온 ‘마크롱 외교’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야권 수장인 멜랑숑·르펜은 프랑스 내 대표적인 EU 회의론자다. 프랑스에서 외교정책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야당의 협조가 급한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소야대를 어느 정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는 “클레망 본 EU 담당 장관은 의원직을 지킨 만큼 마크롱의 외교 기조가 추진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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