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후 도주하다 경찰차를 들이받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방송인 MC딩동(본명 허용운, 43)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21일 도로교통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MC딩동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단속 과정에서 차량을 운전해 도주하고 단속 중인 경찰관에 상해를 입혔다”며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 또한 크다”고 밝혔다. 다만 “유사한 교통사고 관련 전과는 있지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 상해 입은 경찰관의 피해 정도가 크지 않고 경찰관이 허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다른 경찰관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구속 기소된 상태로 재판에 출석한 MC딩동은 집행유예 판결에 따라 석방됐다.
MC딩동은 지난 2월 17일 오후 9시 30분쯤 만취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인근에서 경찰에 적발됐으나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도주 과정에서 경찰차를 들이받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도 있다. 도주 후 약 4시간 뒤에 붙잡힌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다음날 딩동은 자신의 SNS에 “집 근처에서 술을 마셨고, 집 근처라 안일한 생각에 자차로 귀가하던 중, 면허 취소 해당 수치가 나오게 됐다”면서 “뼛속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MC딩동은 지난 5월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MC딩동 변호인은 지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경찰관에게) 직접적인 위해나 위협을 가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피해 경찰관에게 처벌불원서를 받았다”고 변호했다. 이어 “단속에 멈춰있다가 정신이 혼미하고 두려워 범행을 저질렀다”며 “방송 쪽 일을 하는 피고인에게 음주운전은 생계 수단 박탈의 의미이고, 실제로 사건 이후 모든 생계 수단을 다 잃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MC딩동은 2007년 SBS 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최근까지 다양한 쇼케이스와 제작발표회 등 행사 MC로 활약했다. ‘사전 MC계 유재석’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음주운전 물의를 빚은 후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불후의 명곡' 측은 사전 MC로 출연 중이던 MC딩동의 퇴출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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