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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왕따'된 옐런? 인플레가 불지핀 불화설[윤홍우의 워싱턴 24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됐고, 이에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에 올랐습니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미국 내에서 통화·재정·경제 정책을 모두 책임진 압도적인 커리어. 바로 재닛 얠런 미국 재무장관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옐런 장관과 백악관 사이에 최근 미묘한 갈등이 감지됩니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 진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렵게 영입한 인사기도 한데요. 40년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 돌린 여론, 분노한 대통령 뒷 편에서 백악관과 옐런 장관을 둘러싼 다양한 구설수들이 나옵니다.

불화설의 발단은 지난 5월 31일 CNN 인터뷰였습니다. 옐런 장관은 여기서 너무나 ‘솔직한’ 발언을 합니다. 발언의 요지는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했던 지난해의 내 판단은 틀렸다. 이렇게 큰 충격이 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재무장관이 불과 1년 전에 했던 자신의 경제 예측의 오판을 시인한 건데요. 물론 그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습니다.

이 발언이 백악관을 상당히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특유의 진중한 답변을 했겠지만요. 백악관의 입장에서 보면 ‘바이든 정부의 경제 예측 기능이 떨어진다’ 는 것을 자인한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옐런 장관이 지난해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거론할 때 이미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이다’고 주장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같은 인물들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악관의 신경이 예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마당에 공화당으로부터 비판받을 일이 하나 더 만든 셈입니다. 미국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이 발언으로 인해 ‘옐런 장관과 백악관 핵심부는 사실상 결별했다’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옐런 장관과 백악관의 갈등은 이번 뿐 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보면요 이미 취임 초부터 백악관과 옐런 장관은 뭔가 껄끄러운 사이였다는 겁니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 자신 조차도 옐런 장관을 임명했지만, 그를 곁에 두지는 않았다는게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익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목소리입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더 많이 상의를 했구요.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악관에서 열리는 핵심 회의에 옐런 장관을 참여시키지 않은 경우가 잦았다고 합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법안이나 지출 계획 등을 미국 의회에 설득할 때도 옐런 장관이 아닌 브라이언 디스 위원장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 의회 정치는 사실상 전부나 다름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는 재무장관이었던 스티브 므누신이 이 역할을 했습니다. 옐런의 재무장관으로서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거지고 나서도 옐런과 백악관의 관계는 삐걱댔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관찰입니다. 일단 옐런 장관은 러시아를 국제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방안에 대해서 매우 신중한 입장이었구요. 그 결정을 쉽게 못 내렸다고 합니다.



결국 백악관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를 통해서 옐런을 설득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갑자기 이탈리아 총리가 등장하는 이유는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유럽 중앙은행장 시절 연준 의장이던 옐런 장관과 통화 정책에서 호흡을 맞춘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옐런 장관은 특히 러시아를 금융시장의 불구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우려도 했다는데요. 실제로 이같은 우려는 많은 경제 석학들 사이에서도 실존했던 우려이기도 합니다. 러시아가 달러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이 러시아에 고통이긴 하지만 사실 달러의 위상이 떨어지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까지도 백악관 내부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왔지만 옐런 장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합니다.

근데 사실 지금까지의 대러 제재 효과의 부작용을 보면요. 옐런 장관의 신중함이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러시아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되려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고, 전 세계는 기름값 폭등과 식량 위기로 너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옐런 장관은 최근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은 ‘인플레이션은 대기업의 탐욕 때문’이라는 백악관의 주장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회사 엑손 모빌을 향해 “하느님보다도 돈을 많이 번다"고 맹비난을 했는데요. 옐런 장관은 이게 인플레이션의 본질은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옐런 장관은 최근에 또 본인의 전기를 다룬 한 신간 서적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공감 경제학’ 이라는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이 쓴 옐런의 새로운 전기인데요. 일부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옐런 장관이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집행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을 3분의 1 가량 줄여야 한다 이렇게 주장했다는 겁니다.

당시에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부양책의 규모가 너무 크다.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주장에 옐런 장관도 동조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재무부를 통해서 이 책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긴 했습니다



이런 얘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옐런 장관이 결국 물러나지 않겠느냐 이런 전망이 워싱턴 정가에서 나돕니다. 후임자로 지나 러몬드 상무장관을 거론하는 매체들도 나오지만 아직 신뢰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과 백악관 그리고 재무부를 둘러싼 이런 장면들은 사실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당장 1~2년 전에 부동산 정책 때문에 청와대와 기재부 국토부 간에 벌어진 일들과 묘하게 일치하는 장면 들이 많습니다. 윤홍우의 워싱턴 24시는 오늘 인플레이션에 멍드는 바이든 정부 내부를 한번 짚어봤습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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