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귀환이다. 세월은 흘렀지만 뜨거운 열정은 그대로고, 짜릿한 전율은 극대화됐다. ‘탑건’의 향수를 잊지 못한 관객들이 반가워할 만하다. 여기에 새롭게 ‘탑건’을 접한 관객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은 현역으로 남고 싶어 하며 아직 대령에 머물러 있는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가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교관으로 발탁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현역 파일럿으로서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시기인 매버릭과 그의 명성을 알지 못하던 팀원들. 팀워크를 만들어가기 쉽지 않다. 심지어 팀원들 중에는 과거 사고로 사망했던 동료 윙맨 구스의 아들 루스터(마일즈 텔러)도 있어 불협화음을 낸다.
분위기가 전환되는 지점은 팀원들이 매버릭의 전설적인 조종 실력을 직접 경험하면서부터다. 매버릭을 신뢰하게 된 팀원들은 차근차근 팀워크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국경을 뛰어넘는 위험한 임무를 맞닥뜨리고 매버릭은 목숨을 걸고 나선다.
리얼함은 ‘탑건: 매버릭’의 강점이다. ‘탑건’이 괜히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표격인 것을 알 수 있는 생생함이다. 실제로도 조종을 즐기는 톰 크루즈는 직접 비행 장면 소화하고, 자신의 비행기를 동원했다. 팀원 역의 배우들 또한 5개월간 고강도 비행 훈련을 했다. 행맨 역의 배우 글렌 포웰은 해군과 협업하며 비행에 대한 공부를 하니 영화 작업이 아닌 해군에 입대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배우들이 직접 전투기 탑승해 액션 펼치고, 중력을 견디는 모습 등을 보는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고 지켜보게 된다.
카메라 구도도 리얼함에 한몫한다. 제작진은 조종석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개발, 1인칭 구도도 적극 활용해 관객이 직접 조종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전투기들이 공중전을 하면서 상대 비행기의 뒤를 물고 늘어져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도그파이트는 게임 같기도 하다. 특히 아이맥스 대형 스크린 포맷으로 촬영한 영화인만큼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관람하면 희열이 극대화된다.
“전편보다 나은 후속편이 없다”는 말도 있지만 ‘탑건: 매버릭’은 영리하게 전편의 향수와 후속편의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윙맨 구스의 아들의 루스터의 등장은 36년 전 ‘탑건’을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 매버릭과 루스터의 갈등 구조는 세대를 초월한 그리움이다. 아울러 전편의 메인 테마인 ‘탑건 앤섬(Top Gun Anthem)’과 케니 로긴스의 ‘댄저 존(Danger Zone)’ 등 삽입곡의 재등장은 추억을 소환한다.
‘탑건’을 처음 접한 관객들도 충분히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전편의 이야기를 몰라도 전혀 문제 될 것 없다. CG, VFX가 당연시된 영화들 사이에서 아무런 장치 없이 극한의 긴장감과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36년의 세월을 거슬러 영광을 재현한 ‘탑건: 매버릭’은 전 세계 매출액 1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며 톰 크루즈의 최고 흥행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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