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미래에 대한 판단 없이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가 2년 뒤 총선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라디오(CBS)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 심사대에 오른 것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다”며 “(윤리위는) 정확한 증거가 확보가 된 다음에 (판단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윤리위 회부가 당권 다툼으로 비춰질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세력 다툼을 하는 것처럼 일반 국민에게 비춰질 수 있다. 당의 장래를 위해 절대로 긍정적으로 볼 수가 없다”며 “경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윤리위가 판단을 할 수는 없을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수사 기관과 달리 당의 품위를 훼손했는지 여부를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하겠다’는 윤리위의 입장에 대해서는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당 대표를 징계하는 과정 속에서 뚜렷한 증거도 없이 막연하게 품위니 어쩌니 하며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소 ‘경고’ 내지는 ‘당원권 정지’ 처분 징계가 나올 것이라는 당 안팎의 전망을 두고는 “희망하는 사람들의 얘기”라며 “객관적으로 보기엔 소위 당권 싸움을 위해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권과 관련해서 아니면 이런 사태가 날 수가 없다”고 질책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는 지지율 하락이란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당 대표가 됐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국민의힘이) 변할 수도 있는 정당이라는 기대감을 줬는데 이제 그 기대감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라며 “그런 모습으로 갈 것 같으면 다음 총선을 기약할 수가 없다”고 내다봤다. 2024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 판단을 하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태핑에 대해서도 “별로 세련되지 못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15일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두고 잡음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공식·비공식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말이 가벼우면 안된다. 이런 얘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얘기”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부속실은 안 만든다고 했으니까 만들면 안 된다”며 “일단 보필할 수 있는 사람은 있어야 될 텐데 그게 소속인지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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