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본인은 물론이고 집권 여당의 운명까지 좌우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증거인멸 교사 의혹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심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성상납이 있었는지, 입막음을 시도했는지, ‘7억 원 투자 약속 증서’는 왜 썼는지 등이다.
이 대표 측은 성상납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증거인멸 교사를 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대표 반대파에서는 성상납을 받았으니 증거인멸 교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일각에서는 성상납이 없었다 해도 최근 사건 관련 인물을 접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①성상납 받았다?…李 “모두 허위사실”=이번 징계 사태는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7일 방송에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가세연은 이 대표가 2013년 8월 15일 대전의 한 주점과 호텔에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접대와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시 대전에서 숙박한 사실은 인정하나 성접대를 받은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4월 11일 라디오(MBC)에서 ‘성상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미 다 허위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또 전날 라디오(BBS) 인터뷰에서 “그때 제가 거기 숙박했다는 건 이미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②김철근, 입 막으러 대전행?…李측 “억울하다길래”=윤리위에서 본안으로 다루는 증거인멸 교사 의혹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의 대전행과 관련해 불거졌다.
김 실장은 가세연 방송 당일 가세연이 증인으로 지목한 장 모 씨를 만나러 대전에 갔다. 장 씨는 이 대표 술자리에 술값을 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대표 반대파에서는 이 대표 측이 장 씨를 회유하거나 협박하기 위해 내려갔다고 의심한다.
다만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장 씨는 가세연 방송 직후 이 대표에게 연락해 ‘나는 증언한 적이 없어 억울하다. 나는 이 대표 편이다. 이 대표를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들어보라고 김 실장을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장 씨는 이 자리에서 억울함을 재차 호소하며 이 대표가 필요하다면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③7억 투자 약속은 대가성?…金 ”내 스스로 판단”=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증폭시킨 것은 김 실장이 장 씨와 두 번째 만나 작성한 7억 원 투자 약속 증서다. 증서를 보면 김 실장은 ‘이동규 피부과에 2월 초순까지 7억 원을 투자 유치를 하겠습니다’라는 문서에 사인을 했다. 이에 이 대표 측이 장 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는 대가로 증서를 써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졌다.
이 대표 측은 1월 10일 장 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한다. 다만 장 씨가 제공을 약속한 사실 확인서를 받기 위함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증서는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게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라디오(KBC)에서 ”이동규 의원의 영업이 잘 되고, 의사라 담보도 확실하다고 하면서 이동규 원장을 인사까지 시켜주면서 월 1부 이자라는 큰 이익을 약속했다”며 “지인들에게 투자 권유를 할 수는 있겠다, 투자 유치 정도는 알아봐주겠다는 취지로 각서를 써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운명은 윤리위가 이 쟁점 세 가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만약 성상납에 개연성이 있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농후하다고 본다면 당원권 정지 등 강력한 징계가 전망된다. 성상납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증거인멸 교사로 의심되는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고 판단하면 경징계인 경고가 내려질 수 있다. 성상납은 물론이고 증거인멸 교사 의혹도 근거 없다고 본다면 무혐의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해 결정을 보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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