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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날개없는 추락…달러당 136엔대로

도쿄·뉴욕 외환시장서

달러당 136엔대에 거래

日 '나홀로 돈풀기' 결과

엔저 앞으로도 지속될 듯

22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업체 사무실의 전광 시세판에 달러당 136엔대로 올라선 엔-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엔화가 가치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13일 1달러당 135엔대를 돌파한 지 9일 만에 136엔도 넘어섰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의 흐름 속에 일본이 ‘나 홀로 돈 풀기’를 고수하면서다. 일본은행이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 부양을 위해서는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엔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1달러당 136.71엔에 거래됐다. 1998년 10월 이후 23년 8개월 만의 최고 환율(엔화 가치 약세)이다. 엔화는 지난해 말 달러당 약 115엔에 거래됐지만 6개월 만에 가치가 18%가량 떨어졌다.



세계의 긴축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이 엔저에 불을 지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5일 0.75%포인트 인상으로 1.50~1.75%가 됐지만 일본은행은 이틀 후인 17일 -0.1%인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저금리 통화인 엔을 매도하고 고금리 통화인 달러를 사들이는 흐름이 가속화됐다. 이와 함께 닛케이는 “21일 미국 뉴욕 증시가 반등하면서 달러 매수를 촉진했다”며 “고유가가 지속되며 일본 무역적자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엔 매도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오르면 수입액이 늘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준다.

시장에서는 엔저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공개된 일본은행의 4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의원들은 금융완화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경제에 하방 압력을 미치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부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 위원은 “일본의 금융정책 목표는 ‘너무 낮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고도 말했다. 일본은 장기 저물가를 겪어온 만큼 약 8%의 물가 상승률로 신음 중인 유럽·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미다. 일본은 4월 소비자물가가 2.1% 올라 7년 만에 일본은행의 목표치(2%)에 이르렀다.

다만 일본 가계·기업이 엔저와 물가 상승 상황에 부담을 토로하고 있어 엔·달러 환율이 140엔을 돌파하면 일본 금융 당국이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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