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내달 7일 이준석 대표의 소명을 듣고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을 유보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면 그를 지지하던 2030들이 대거 이탈해 다음 총선이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판단과 궤를 같이한 셈이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2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옛날에 국민의힘이 늙어 보였고 민주당이 젊어 보였는데 요즘은 거꾸로다. 오히려 민주당이 늙어 보인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이렇게 변화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면 203 지지자들은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대거 이탈을 할 것"이라며 "그러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가 지금 'MB 시즌2'가 됐는데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유권자들은 '저 당은 역시 변하기 힘들겠구나'라는 판단을 할 것이고 그럼 다음 총선은 그다지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을 대표로 뽑은 것도 이 대표를 밀어내려는 것도 국민의힘의 가장 큰 지지층인 6070세대의 전술적 움직인 것 같다고 봤다. 그는 "6070 등 전통적 지지자들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젊은 층의 코드에 어필하면 되겠다며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을 용인할 준비를 했다"면서 이준석이라는 30대 대표가 탄생해 2030 남성들이 대거 당으로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선거가 다 끝나자 (6070에겐) 2030 특히 이준석 대표의 언행 같은 것들, 짜증나는 부분들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렇게 움직이면 결국 국민의힘은 낡은 사고의 당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이날 아침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됐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에게 과거와 달리 변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이 대표를 징계하면) 기대감이 사라져버려 (국민들이) 옛날 새누리당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이 이런 모습으로 가게 되면 다음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 2년 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해야 나머지 3년을 제대로 일할 수 있는데 2년 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상황판단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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