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서로 악수를 거부하거나 몸을 밀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인사들도 쓴소리에 나섰다.
23일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사람의 충돌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며 “이건 뭐 애도 아니고”라고 비판했다.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역시 “비공개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 회의에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홍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와 경쟁 관계는 아니다”라며 배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그는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당 대표의 미숙한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최고위원이 달라진 당헌 체제를 아직 잘 숙지 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짚었다.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인 김기현 의원도 연일 이어지는 두 사람의 공개 충돌에 대해 “정말 국민들께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양대 정당에선 30대 당 대표, 30대 최고위원 두 존재만 해도 사실 굉장히 새로운 일”이라면서도 “두 사람 간의 생생한 설전이 너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 의원은 “우리 당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얼마나 활발하게, 얼마나 다이내믹하게 토론되고 있냐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진행된 최고위 자리는 유튜브 ‘오른소리’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먼저 회의 자리에 도착해있던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입장하는 것을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이 대표에게 다가가며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이 내민 오른손을 거부한 채로 자리에 착석했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지나쳐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다. 배 최고위원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며 이 대표의 왼쪽 어깨와 등 부분을 손바닥으로 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두 사람은 최근 당내 혁신위 구성, 국민의당 몫의 최고위원 등의 문제를 놓고 최고위 회의에서 자주 충돌했다.
배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 이달 16일에는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이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땡깡을 부린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은 “(안 의원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최고위가 별도의 중재안을 내고 찬반을 나누는 것 자체가 졸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 20일에도 공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해당 비공개 회의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반말을 하는 등 현안 논의 여부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그만하라”며 책상을 치는 모습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착된 두 사람의 행동을 두고 온라인 상에는 “사랑 싸움이냐”, “둘이 뭐하는거야”, “진짜 유치하네”, “언제 (갈등) 풀꺼야”, “왜 자꾸 이런 모습만 보이나”, “대화를 하든 성숙하게 해결하길”, “저런 모습 보여서 좋을 게 뭐가 있나”,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민망” 등 반응이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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