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 집회에 대해 야간 스피커 사용을 제한한다고 통고했다. 앞서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소리 측은 지난 14일부터 이곳에서 고성능 확성기, 대형 스피커 등을 대동해 맞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서울의소리 측에 오후 6시 이후 스피커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집회 시위 제한 통고를 했다.
경찰이 서울의소리 측에 스피커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날 주민들의 진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은 22일 건물 앞 집회 단체의 확성기 사용을 금지해달라며 경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정원헌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대표 회장은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고 특히 노인과 수험생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간곡한 마음으로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진정서 제출엔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총 720여가구 중 절반 이상인 약 470세대가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이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경찰은 집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 숫자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해왔다.
이에 서울의소리 측은 “스피커 사용이 어려워져 야간에는 노래를 틀 수 없게 됐다”며 “대신 메가폰을 사용해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의소리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 앞에서 일주일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보수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다.
이 단체가 대형 확성기와 마이크를 동원한 집회를 벌이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조용한 시위를 부탁드린다.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집회 소음으로 아기가 잠을 못 자고 울고 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측은 보수 단체들의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집회가 중단될 때까지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