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 문제를 두고 공개 충돌한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3일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장에서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사흘 만에 재회했다. 20일 최고위 회의에서 고성이 오간 터라 두 사람이 인사를 빌려 화해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회의장에 먼저 착석해 있던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모습을 보이자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배 최고위원이 내민 손을 이 대표가 거절하고 자리에 앉으면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른 최고위원들과 인사를 마친 배 최고위원은 자리로 돌아오면서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쳤지만 이 대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 간의 여전한 갈등은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두 사람은 부딪쳤다. 한기호 사무총장이 48개 지역구 조직위원장 공모 결과를 보고한 뒤 배 최고위원은 “선거가 끝난 직후에 민생이 아닌 공천에 몰두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으니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여유 있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조직위원장 임명과 공천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내며 언성이 높아졌고 결국 권성동 원내대표가 “또 그러지 말고 그만 회의를 끝내자”며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당 지도부인 두 사람은 최근 당내 갈등의 중심에 있다. 당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잇달아 충돌했고, 특히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 더욱 격화됐다.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앙금이 여과 없이 노출되자 당내 중진에서 질책의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당 대표의 미숙한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최고위원이 달라진 당헌 체제를 아직 잘 숙지 하지 못한 탓도 있다”며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경쟁 관계는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2018년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당선인은 당시 아나운서였던 배 최고위원을 정치계로 이끈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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