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36년 차 베테랑 법무부 직원을 투입한다.
미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전범을 추적하고 처벌하는 전담 조직인 ‘전쟁범죄 책임팀’을 만들고 일라이 로젠바움 전 국장이 카운슬러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젠바움팀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러시아의 전쟁범죄 및 다른 만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활동하게 된다.
팀에는 법무부 인권특별기소부(HRSP) 소속 검사 등도 배치되며,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등에도 이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전시 상황에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숨어 지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젠바움 전 국장은 특별수사국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국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던 나치 전범을 100명 이상 찾아내 미국 시민권을 박탈하는 등 추방한 바 있다. CNN 방송은 “이로 인해 그가 ‘나치 전범 사냥꾼’이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로젠바움 전 국장은 2000년 9월 미국 하원 의사당에서 개최된 위안부 생존자들에 대한 인권상 시상식장에서 “일본 전범은 진작에 처벌받아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며 "앞으로 철저히 추적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일본 전범 문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사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과 전범 색출 및 처벌 문제 등을 논의했다. 갈런드 장관은 "명분 없고 정의롭지 않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왔다"면서 "미국은 전쟁 범죄 및 만행에 책임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데 있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전쟁범죄로 보이는 부차 지역에서의 학살 의혹 등이 수천 건 보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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