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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스공급 '경보' 상향…유럽 에너지 위기 커진다

비상공급계획 2단계로 높여

러, 내달 추가 공급감소 예고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독일이 총 3단계로 이뤄진 가스 비상공급계획(emergency gas plan)을 2단계로 상향했다. 러시아는 가스관 정비를 이유로 다음 달 일시적 공급 중단까지 예고한 상황이어서 유럽 지역의 에너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 시간) 독일 정부가 장기적 가스 부족 사태를 우려해 비상공급계획을 기존 1단계인 조기경보 단계에서 2단계인 경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가스 비상공급계획은 ‘조기경보-경보-비상’ 세 단계로 이뤄져 있다. 경보는 공급 상황이 크게 악화했을 때 발령한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월 가스 비상공급계획 1단계를 시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가 16일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공급량을 기존의 40%로 줄인 지 1주일 만에 나왔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부터 가스는 독일에서 희소한 상품”이라며 “우리는 이번 여름부터 가스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2단계 계획에 따라 독일은 가스 저장 시설을 채우기 위해 에너지 기업 등에 150억 유로 규모의 신용 한도를 제공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에너지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가정이나 기업 고객에 전가할 수 있지만 독일은 아직 이 조항을 발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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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다음 달 11일부터 열흘에 걸친 가스관 정비 작업을 예고했다. 전면 중단을 비롯한 추가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 만약 가스 경보가 3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정부가 직접 개입해 가스분배제를 시행하게 된다. 가스 공급이 독일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산업협회(BDI)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내 가스 비상사태를 맞은 곳은 독일뿐이 아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27개 회원국 가운데 10개국이 가스 공급 조기경보를 발령했다”며 “가스 공급 문제는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에 대해 “모든 공급은 계획에 따른 것으로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국”이라며 “유럽에 대한 모든 의무를 엄격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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