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흰머리를 뽑아 보이며 당내 갈등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흰머리 사진을 공개하며 "흰 머리카락 세 가닥. 동시에 세 가닥 처음 뽑아 본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이런 글을 올린 것은 당내 갈등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일종의 하소연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얼마나 힘든 시기일까. 힘내세요”, “고생하면 흰머리가 난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최근 이 대표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친윤계(친윤석열) 인사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 대표가 대선과 지선 연승 후 ‘당 혁신위원회’를 띄우려 하자 친윤과 친안(친안철수) 측은 이를 ‘22대 총선 공천권 장악 시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운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친윤계 정점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하는 등 맞대응을 이어나갔다.
이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디코이(decoy. 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했다.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간장'은 안철수 의원의 별명인 '간철수'와 장제원 의원의 성을 따 만든 말로 당 내홍 뒤편에 두 사람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친윤-친안 연합세력의 당권싸움에 내분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이달 21일 페이스북에 "결국 그에게도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라며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나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거 아니겠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그는 고대 로마 장군이자 최연소 집정관을 지낸 스키피오로, 포에니 전쟁에서 명장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 군을 무찌른 후 37세라는 나이로 최연소 집정관을 지냈다. 하지만 원로원들의 견제에 결국 정계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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