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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그룹' 잇따라 당권도전…민주 세대교체 태풍 불까

강병원 "통합 싹 틔울것" 첫 테이프

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도 몸풀기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97그룹’으로 불리는 재선 의원들의 당권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문 중진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연이어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하며 세대교체를 위해 길을 터주는 모습이다. 97그룹과 친문 중진이 세대교체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97그룹에서 당권 도전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이는 1971년생 강병원 의원이다. 강 의원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인물이 이끄는 새로운 민주당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당 혁신과 통합의 징표”라며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우려를 뛰어넘어 통합의 싹을 틔우기 위해 출마했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달라. 당 대표가 바뀌면 민주당이 바뀐다.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하나로 뭉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을 시작으로 97그룹의 출마 러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71년생 박용진 의원은 30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생각을 알릴 예정이며 1973년생 강훈식 의원도 이르면 이번 주 출마의 뜻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1973년생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971년생 전재수 의원 또한 “한 주 정도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97그룹의 연이은 출마 움직임에 친문 중진들은 ‘불출마’로 후방 지원을 하는 모습이다. 친문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전해철·홍영표 의원은 일찌감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근태계이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이인영 의원도 28일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과 조찬 회동을 가지며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조찬 회동 참석자 중 한 명인 강병원 의원은 서울경제와 만나 “(이인영 의원이) 세대교체론이 사라지지 않게 결단하고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내 세대교체 여론이 높아질수록 이 의원을 향한 무언의 압박 강도는 높아지는 모양새다. 97그룹뿐 아니라 설훈·김민석 의원 등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는 후보군도 직간접적으로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97그룹이 사전 조율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97그룹은 당내 경선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한 후보로 정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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