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서류로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630억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를 타낸 속칭 ‘사무장병원’과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에 직접 참여한 의료기기판매업자 등이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됐다.
김민경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을 위해 의약수사팀을 신설했다”며 “1년여 만에 의약분야 불법행위 9건을 형사입건하고 이 가운데 5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불법행위자들의 위반내용은 사무장병원 3건, 의료기관 중복개설 1건, 면대약국 3건, 의약품도매상 약사면허 차용 1건, 정신질환자 퇴원 요구 거부 1건 등이다.
부동산업자 A씨는 의료법인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개설했는데 수사결과 사채업자를 통해 22억원의 가짜 예금잔액증명서를 만들어 관할보건소에 제출했고 의료법인에 출연하기로 했던 재산도 대부분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병원 운영과정에서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부실한 경영을 해 부채가 쌓여서 결국 병원 공사대금 지급을 독촉하던 건축업자 B씨에게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을 팔아넘겼다.
의료법인을 인수한 B씨도 가족들을 병원 직원으로 채용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했고, 가짜 간병인을 서류에 올려 이들에게 간병비를 지급했다가 수고비를 제외하고 현금으로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횡령했다. A씨와 B씨가 약 14년간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낸 요양급여 등은 약 630억원에 달했다.
경기도에 있는 요양병원에 자금을 투자해 수익금을 챙겨오던 C씨는 투자한 요양병원이 폐업하게 되자 투자자 5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직접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후 투자자들과 그 배우자들을 법인 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투자수익금을 챙겼다. C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타낸 요양급여 등은 124억원에 달했다.
의료기기판매업자인 D씨는 의사를 고용해 비뇨기과 의원을 개설했다. 이후 자신이 의사인 양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서 의사와 함께 수술하는 등 무려 65건의 무면허 의료행위도 함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령의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개설한 사무장 E씨는 주 3일만 출근하는 약사를 대신해 자신이 마치 약사인 것처럼 의약품을 조제·판매하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면대약국 사무장 F씨는 개설 약사의 명의로 제약회사에 외상으로 의약품을 구입한 후 80회에 걸쳐 의약품 도매상에 3억6,0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명의를 대여했던 개설 약사는 의약품 채무 등으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한방병원을 운영하던 한의사 G씨는 환자에게 경옥고나 공진단 등의 한방약을 지급했는데도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약 3천 건의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고가의 한방약인 경옥고나 공진단은 실비보험 청구가 되지 않지만, 이를 도수치료로 진료기록부를 조작할 경우 개인실비보험에 가입된 환자는 보험 청구가 가능해진다. G씨는 자신의 한방병원으로 환자들을 유치하면서 환자들이 약 2억6,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사무장병원 의심 기관에 대한 제보, 행정조사, 수사 의뢰, 형사입건과 수사의 효과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시·군·구 보건소와 더욱 긴밀한 협업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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