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낙태권과 사생활권 보호를 위한 입법을 위해 상원의 '필리버스터' 조항에 대한 예외 적용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해서 대법원 판결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방법은 의회의 표결이고, 만약 필리버스터가 방해된다면 우리는 예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단순한 낙태의 권리가 아닌 사생활에 관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무제한 토론을 통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상원의 고유 권한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해선 상원에서 60명 이상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양분하고 있는 현재 상원 의석 분포 때문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주요 입법 과제들은 공화당의 당론 반대에 부딪혀 제동이 걸려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필리버스터 규정에 예외 조항을 확대하면서 대법원과 맞서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상황이다.
그는 "낙태권 폐지라는 대법원의 분노스러운 행동으로 미국의 지위가 불안정해 졌다"라며 비난했다. 또 "대법원의 판단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규정을 바꾸려면 소속 의원 50명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 개정에 반대하는 조 맨친 상원 의원 등 민주당 집안단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일 대법원 판결이 격분하게 하고 중대한 실수라고 판단한다면, 11월 투표장에 나와서 투표해달라”면서 "이러한 투표가 대법원 판결을 바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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