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기름 값, 밥상물가 등이 줄줄이 앙등하자 여야가 생활물가를 잡겠다면 현장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속력이 없는 계도 정책에 머물거나 대증적 처방에 그쳐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물가및민생안정특별위원회는 1일 서울 금천구 SK에너지 박미주유소를 찾아 이날부터 시행된 국민의힘의 유류세 37% 추가 인하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고 있는지 살폈다. 현장을 점검한 특위 위원들은 “(휘발유 값이) 2100원대에서 2000원대로 내려갔지만 아직 비싸다”며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류성걸 물가특위 위원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도덕적 해이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특위는 현장 참관 직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업계 관계자들과 유류세 인하의 실효성과 민생물가 안정 정책 체감도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세부적으로는 농수산식품 안전 태스크포스(TF) 구성, 불공정 행위 감시 등의 방안을 정부 부처로부터 보고받았다. 또 알뜰 직영 주유소를 중심으로 판매가를 즉각 인하하고 주유소 협회가 나서 자영 주유소까지 가격 인하를 계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책 효과를 국민들이 확실히 체감하려면 정유사가 직접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특위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과 직결되는 식비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른바 ‘밥값 지원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장인이 받는 급여 중 식대의 비과세 한도를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하는 입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물가 현실에 맞춰 19년째 그대로인 비과세 식대비 한도를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식대비는 월 10만 원까지 비과세다. 이 기준은 2003년에 정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소비자물가가 6%대에 가까워지며 직장인들이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운다고 한다”며 “올해 1월부터 혜택을 주는 소급 적용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