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며 '찜통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약 5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일대에서 '7·2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낮 12시께부터 민주노총 산하조직인 공공운수노조, 건설노조, 서비스연맹 등이 을지로 일대에서 사전 집회를 진행했고, 오후 3시 25분께 사전집회 인원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노조원 4만9000명이 세종대로 일대로 집결해 본집회를 시작했다.
본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임금·노동시간 후퇴 중단, 비정규직 철폐, 차별 없는 노동권 쟁취 등을 요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이 30% 삭감됐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배달 오토바이 위에 목숨을 걸고 있다"며 "우리의 투쟁이 희망"이라고 외쳤다.
집회가 열린 오후 3시께 서울 중구의 체감온도는 33.5도까지 치솟았다.
폭염 속에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저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주최 측이 나눠준 수건으로 얼굴과 목을 감싼 채 연신 얼음물을 들이켰다.
대부분 더위에 힘겨운 모습이었지만 손에 든 피켓을 놓지 않고 "물가 폭등 못살겠다.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라", "노동자는 죽어난다", "노동개혁 저지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날 집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첫 대규모 집회인 만큼 경찰도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광장, 숭례문, 서울역, 삼각지 일대 경비를 강화했다.
앞서 경찰청은 법원의 허용 조건을 벗어난 불법 집회와 행진은 가용 경찰과 장비를 총동원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동원된 경찰 부대는 총 120개, 총동원 인력은 1만명 이상이다.
현재까지 집회를 진행하는 노조원들과 경찰 간 큰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본집회가 끝나면 약 2만6000명이 삼각지까지 이동한다.
이들은 ▲ 숭례문∼서울역∼삼각지 ▲ 대한문∼서울역∼삼각지 ▲ 서울광장∼서울역∼삼각지 등으로 경로를 나눠 3개 차로(버스 전용차선 제외)를 사용해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날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이외에도 서울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전국민중행동은 오후 2시께부터 종로구 보신각 인도에서 정부 물가 안정과 최저임금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울의소리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끝내고 전날 귀국하자 이날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 앞에서 '맞불집회'를 재개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여파로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9.5㎞, 서울시 전체 평균도 시속 19.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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